'견고한 성, 일상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2건

  1. 바람이 할퀸 후 (2) 2010/09/02
  2. 기원 2010/09/02
  3. 돌아왔습니다 (2) 2010/08/26
  4. (2) 2010/08/18
  5. 잠시 쉽니다 2010/08/13

새벽 서너 시 경부터 영 심상찮더니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가 가장 굉장했다.
마루쪽 창문 앞 전나무가 흐늘거리는 채찍처럼 나부꼈고
몇 분 간격으로 무언가 부서지고 부딪히고 무너지는 굉음이 들렸다.
오전 6시 넘어서부터는 모든 창문을 닫았는데도 바람은 끊임없이 안으로 넘쳐흘렀다.
창문이 부서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대응조치를 했는데도
과연 그 정도로 끝날 수 있을까 싶어 심란하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오전 8시를 넘기면서부터는 크게 잦아들었지만
과연 출근, 등교하는 이들이 무사히 이 곤경을 통과했을까 걱정스럽더라.

오후에 집을 나서보니 온 세상이 태풍의 할퀸 자국으로 가득하다.
아파트 숲은 뽑히고 휘어진 아름드리와 가지들의 잔해로 처참했고
주차장과 자동차들은 초록잎으로 짓이겨져 말이 아니었다.
상가의 몇몇 간판은 떨어져 버렸거나 간신히 덜렁거렸다.
뉴스는 계속 많은 이들이 다쳤고 사고가 빗발쳤다고 말하고 있다.

이 지경이 됐는데도 끝내 휴교령은 내려지지 않았고(초,중학교만 간신히 2시간 등교 연기)
임시 휴업령도 발효되지 않았다. 정말로 오늘 아침의 출근, 등교길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었는데도
책임자란 것들은 하나같이 나몰라라, 그래도 학교에 가고 회사에 가서 앉아있으라고 했다.
이것이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목숨을 걸 가치가 없는 일에, 아주 하찮은 일에, 하루쯤 미루거나 안해도 괜찮은 일에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반 노예같은 삶.

우리가 오늘 태풍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기를 바란다.
결코 잊어버리지 말고 한걸음 한걸음 밟아나가자.






2010/09/02 18:29 2010/09/02 18:29

기원

from 견고한 성, 일상이야기 2010/09/02 00:11

태풍 곤파스가 섬과 전라도쪽을 때린다고 한다.
여파로 서울에도 비가 심상치 않다.
그저 아무 탈 없이 지나가기를 바랄뿐.




2010/09/02 00:11 2010/09/02 00:11

길고 긴 국내여행 일정을 마치고 이제 돌아왔어요. 여정이 상당했던 만큼 원고를 써내야 할 의무가
산더미처럼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어떻게든 되는 일이지요. 영월, 충남 서해 일주, 전주, 지리산,  
제주도까지 한여름에 아주 빡빡한 트레킹이었습니다. 그래도 누가 시킨 일이 아니어서 더없이 즐거웠어요.
다만 조금 힘이 들었다는 것뿐.

오늘부터는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이래저래 정리도 해야 하고, 또 9월 추석 여행 준비를 해야겠지요.
뭐 다 행복한 경험입니다. 여행만큼 쓰는 일들도 더 내밀한 향상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바깥을 돌아다니고 그것을 안에 녹여 다시 바깥에 내놓는 일. 지금은 그게 내 작업이에요.
거기에 효율성이란 가치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성실함이라는 태도는 필수겠지요. 네, 그렇게 하려구요.

서울은 계속 비로군요. 남은 8월 산뜻하게 보내시길.



2010/08/26 10:17 2010/08/26 10:17

from 견고한 성, 일상이야기 2010/08/18 02:30

김훈은 <자전거 여행>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세상의 모든 길들은 몸 안으로 흘러든다고 말했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이 되었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간다고. 그러할 때 몸이 곧 길이라고.

그의 말이 옳다. 몸이 길이 아닐 때, 어떤 길도 몸 안으로 흘러들지 않는다.
나는 선로의 침목처럼, 길을 뚝뚝 끊어가면서 그 어느 곳도 아닌 공간을 걷고 있다.
여행은 일단 제 안으로 돌아가는 것, 평정을 찾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비가 그치지 않는다.
바깥에서도, 안에서도.






2010/08/18 02:30 2010/08/1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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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안되는 곳들을 이동하는 중이기도 하고
아니더라도 모니터 화면을 붙잡고 있으니 하도 더워서...

올해 여름은 정말 무더운 듯 해요.
1주일 정도 온라인을 끊고 지낼랍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2010/08/13 00:27 2010/08/13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