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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년 제주, 봄 (6) 2010/03/30


  우리가 지나 온 길보다 더 긴 시구를 가진 시는 없다
  나는 꽃 핀 길을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유랑하는 청춘들의 푸른 이마를 적시며
  행상꾼의 생선비린내를 몰며
  삼라만상 광기들을 덮으며 흘러가는 경들 위로
  다시 발을 얹었다
  네게로 가기 위해
       - 김정희 詩,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 중에서


3월 마지막 주말, 제주 섬에 다녀왔습니다.
온 몸에서 망울 터뜨리며 밤늦도록 환한 벚꽃들을 만나러.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서사라 왕벚꽃 거리 풍경이에요.
삼성혈에서 제주 칼 호텔을 지나 제주중앙여중에서 제주남초등학교 부근까지 1Km 남짓
바쁘게 지나치던 사람들도 휴대폰을 꺼내 잠시 정적을 찍는
가장 화려한 한봄의 장소.

저 봄이

서울로도 넘쳐오겠지요.


* 사진은 클릭하면 조금 더 커져요. 니콘 D5000으로 찍었고, 모든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 무보정 리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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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중앙여중 앞. 봄은 콸콸 따른 잔처럼 넘치고 넘쳤지요 온 세상이 흐드러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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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까지 온통 꽃천지여서 전신주들은 섬의 봄 전보를 타전하기에 바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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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사라거리의 토종 식당, 삼도정 손 손두부 앞. 손님들도 뚝배기를 앞에 두고 잠시 넋을 잃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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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는 초롱을 달고 뒤질세라 밤늦게까지 벚꽃들과 환한 경주를 치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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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의 장엄이란 온 생애와 육신을 바쳐 꽃을 틔우는 데 있지요. 그 전념은 거룩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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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무지 질릴 수 없는 이 해사한 향연... 나는 평생동안 봄이 올 적마다 이 거리에 서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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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건물을 한순간에 화폭으로 바꾸는 지금은 황홀의 시절.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순.
서사라 거리는, 지상의 천국이지요.



2010/03/30 10:27 2010/03/30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