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나 온 길보다 더 긴 시구를 가진 시는 없다
나는 꽃 핀 길을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유랑하는 청춘들의 푸른 이마를 적시며
행상꾼의 생선비린내를 몰며
삼라만상 광기들을 덮으며 흘러가는 경들 위로
다시 발을 얹었다
네게로 가기 위해
- 김정희 詩,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 중에서
3월 마지막 주말, 제주 섬에 다녀왔습니다.
온 몸에서 망울 터뜨리며 밤늦도록 환한 벚꽃들을 만나러.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서사라 왕벚꽃 거리 풍경이에요.
삼성혈에서 제주 칼 호텔을 지나 제주중앙여중에서 제주남초등학교 부근까지 1Km 남짓
바쁘게 지나치던 사람들도 휴대폰을 꺼내 잠시 정적을 찍는
가장 화려한 한봄의 장소.
저 봄이
곧
서울로도 넘쳐오겠지요.
* 사진은 클릭하면 조금 더 커져요. 니콘 D5000으로 찍었고, 모든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 무보정 리사이즈.
- 제주중앙여중 앞. 봄은 콸콸 따른 잔처럼 넘치고 넘쳤지요 온 세상이 흐드러지도록.
- 하늘까지 온통 꽃천지여서 전신주들은 섬의 봄 전보를 타전하기에 바빴답니다.

- 서사라거리의 토종 식당, 삼도정 손 손두부 앞. 손님들도 뚝배기를 앞에 두고 잠시 넋을 잃었을 거에요.

- 벚꽃의 장엄이란 온 생애와 육신을 바쳐 꽃을 틔우는 데 있지요. 그 전념은 거룩할 지경.
- 도무지 질릴 수 없는 이 해사한 향연... 나는 평생동안 봄이 올 적마다 이 거리에 서고 싶을 뿐.
- 오래된 건물을 한순간에 화폭으로 바꾸는 지금은 황홀의 시절.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순.
서사라 거리는, 지상의 천국이지요.
서울은 아직 쌀쌀한데...제주는 봄이 왔군요. 부러워요.
오늘 뉴스를 보니 벚꽃 개화시기가 예년에 비해 5일 정도 늦어질 거라고 하더군요.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춥고 길어서...더욱 봄 소식이 기다려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동네에 목련과 벚나무들이 좀 있는데... 아직 눈만 달렸지 꽃필 생각이 없더라구요. -_-;; 사진 보니 제주도 가고 싶네요. 요즘 뉴스도 흉흉한 것들이 많아서...따듯하고 포근한 소식이 목마릅니다.
제주도는 목련, 유채, 벚꽃...그밖에도 수많은 꽃들 천지더군요. 서울은 2주 정도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말씀하신 대로 요새 뉴스가 아주 어두워서(특히 초계함 침몰 및 그후 소식)...따뜻한 뉴스가 더 그립습니다.
아 여기...고향집 근처인데...서울생활정리하고 내려가야하는데 망설이고만있네요.
붙잡는 것도 없는데 ㅎㅎ
서사라쪽이 고향이시군요. 거기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참 좋은 곳인것 같았어요. 봄이면 동네가 온통 벚꽃으로 흐드러지고, 길 양옆으로는 부담스럽지 않은 작은 가게들이 살아있고, 집들은 오손도손 어깨를 맞대고 말이지요.
저도 아무도 붙잡는 사람 없이, 제주 섬을 그저 열망하고만 살아온 걸요. 이젠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해요. 한걸음한걸음 가다보면 끝내 거기에 닿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