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국책연구기관 한 곳에서 전화가 걸려왔더랬어요. 연락을 주신 분은 그곳의 한 본부장님.
제 책을 읽었고, 좋았다면서 자기네가 계간으로 연구논문을 잡지로 내는데, 유일하게 제 글을
외부원고로 싣고 싶으시다며 원고를 부탁하셨지요. 주제는 딱 하나, "'바다'에 관련된 글이면 됩니다."였어요.
잡지 이름은 '해양국토 21'. 전문지라고 보여지구요. 어제 제 글이 실린 가을호를 받아 봤는데
정말 제 글 외에는 모두 논문과 리포트, 이슈를 다룬 책이더군요.
쓴 지 2개월이 넘은 글이에요. 이번호가 특집호로 나오면서 발행이 좀 늦어졌다고 하셨습니다.
당분간 원고를 연재키로 했구요. 다음 원고도 지난달에 마감해 보냈습니다. 그 원고는 '몽산포'에 관한 글이에요.
가을호에 실린 원고를 여기에 게재합니다. 매수가 많아 원고가 좀 긴 편입니다. 참고하세요.
- 해양국토21 잡지 표지. 연구지답게 담백하지요.
- 제 꼭지만 컬러입니다. 사진도 많이 실어주셨더라구요.
- 정말로 제 원고만 빼고는 모두 다 논문이에요. ^^; 잡지쪽에서는 처음으로 비논문 원고를 받는 거라고.
- 숙소, 식당 등 여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도 함께 실었습니다.
당신이 잊어버린 푸른 도화선
- 정원선(‘제주 풍경화’ 저자, noside@empal닷컴)
여름은 뜨거워야 제맛이다, 라던 직장동료가 있었다. 겨울과 봄, 가을 세 계절 내내 죽 한 그릇 못 얻어먹은 얼굴로 비실비실거리던 그는 매년 5월 말만 되면 환한 얼굴로, 드디어 여름이 온다! 라고 의기양양하게 소리치곤 했다. 그때 우리가 맡은 업무는 포털사이트의 헤드라인 뉴스를 편집하는 것이었는데, 일 특성상 24시간 휴일없이 돌아가야 하는 작업이어서 여름휴가도 팀원간 협의를 통해 결원이 생기지 않게끔 릴레이하듯 날짜를 조정해야 했다. 그때 나는 막 뉴스파트를 책임지게 되어서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던 데다가, 동료들이 앞다퉈 휴가를 먼저 쓰겠다고 주장하는 통에 내 휴가는 맨 끝으로 밀려버리고 말았고, 더군다나 여름이면 항상 체력이 고갈되어 더위를 못 이기고 병든 닭마냥 축축 처지는 형편이라 이래저래 짜증이 솟고 미간이 답답해 딱히 이유도 없이 그가 미워지곤 했다. 그러나 어쩌랴. 세상은 원래부터 불공평한 것을.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하루종일 쳇바퀴를 돌고 무슨 일이라도 터질라치면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야근을 감수해야 하는 갑갑한 직장생활이었지만 그래도 여름만큼은 직장생활도 할 만 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환경에다, 더위 때문인지 윗분들이건 아랫사람들이건 다들 일찍 퇴근하는 통에 저녁이면 고요한 사무실에서 친한 동료들과 캔맥주를 부딪히면서 한숨 돌리는 재미가 있었던 까닭이다. 부서 동료들은 상하를 막론하고 모두 서른 이쪽저쪽의 연령대여서 다들 격의없이 가깝고 정이 두터웠다. 딱 한 명, 여름을 좋아하던 그 친구만 빼고.
지금이야 책을 내고, 원고를 쓰며 살아가는 저자 신세가 됐지만 그때 나는 당시에 하던 일을 평생 잇게 될 줄 알았다. 벤처기업에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정리해 보내는 일부터 시작해, 중급 규모의 검색사이트에서 뉴스를 편집하다 이직을 통해 대기업 포털로 회사를 옮긴 때였다. 계열사를 가진 큰 회사가 주는 장점-적지 않은 연봉과 안정성, 그리고 어디서나 이름을 대면 알아봐 주는 브랜드 가치까지 포함한-에 이곳에 뼈를 묻어야지 까지는 아니어도 가급적 오래 다녀야겠구나 열심히 해야지 하는 기특한 마음이 들던 시절이었다. 전과 다르게 상하관계가 엄정했고, 지켜야 할 수칙이나 예의가 늘어났지만 매달 25일 통장에 찍히는 새로운 숫자와 기업 뱃지를 달고 나가면 주위에서 쳐다봐 주는 야릇한 보람에 취해 힘든 줄 모르고 일에 몰두했다.
딱 그때가 내가 제주에 빠져들기 시작한 즈음이기도 하다. 갑자기 불어난 급여와 대기업 답게 복지체계가 좋아 일년에 몇 일 씩 추가로 주어지던 특별휴무로 인해 나는 막 여행에 눈 떠가고 있었다. 처음으로 차를 사고 서울 근교를 드라이브하는 일부터 시작해 움직이는 범위가 차츰 넓어졌다. 강화도, 양수리, 청평, 대천, 속초, 전주, 안면도, 부산, 목포, 통영, 남해… 주말이나 휴일이면 이 땅의 이곳저곳을 다녔다. 나는 젊었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세상에서 두 번 째로 즐거운 일은 여행을 다녀온 뒤 그 여정과 소감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었고, 첫 번 째로 행복한 일은 그 다음 여행을 책이나 인터넷 정보를 뒤져 세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었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자고 그 고장의 음식을 먹고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 도무지 물리지 않는 근사한 체험이었다.
그러다 제주에 가게 됐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항공-호텔-버스여행 패키지로 여행사 가이드를 따라 뻔한 코스를 우르르 몰려다니는 관광이었는데, 모든 일정을 마치고 버스가 호텔에 데려다 준 저녁시간 이후, 멋대로 낯선 거리와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뜻모를 사투리를 써대는 섬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행복했다. 밤이면 돌아와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낡은 호텔에 머물렀는데, 그때 본 바다는 낮에 관광객들과 몰려다니며 걸었던 그 바다와 완전히 달랐다. 인적이 끊긴 도로와 어두워진 네온사인 너머에서 비로소 가벼워졌다는 듯 부드럽게 밀려왔다 천천히 쓸려나가던 파도, 온통 캄캄한 사위 가운데 아득히 먼 데서 수평선을 비추던 갈칫배의 온화한 불빛, 장난치듯 수면 위로 튀어오르던 이름모를 물고기들, 물결 위에 세밀한 무늬를 새겨넣는 섬 특유의 장난끼 가득한 바람… 다음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빠듯한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잠드는 일이 너무나 아깝게 느껴져 눈을 감지 못한 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그때 본 바다가 계속 머리 한 켠에서 찰랑거렸다. 좋아하는 이들과 오랜만에 만나 기분좋게 술잔을 부딪힐 때에도 마음 속에는 늘 섬의 바람이 불어왔다. 다시 가야겠구나. 갈 수밖에 없겠구나. 중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뒤로 주말과 휴가를 가릴 것 없이 제주를 찾게 됐다. 매주 월요일이면 나는 늘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 왕복 비행기편 예매 상황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인터넷서점을 통해 제주에 관련된 각종 책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섬으로 떠날 수 없는 주말이면 도서관을 찾아 섬의 과거와 현재를 다룬 온갖 기록물을 읽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주는 중심이 아닌 변방이었던 터라 그에 관한 제대로 된 책이 드물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블로그 같은 개인기록이 웹으로 검색되면서 소소하지만 귀중한 섬의 습속과 생활을 보다 생생한 육성으로 찾아볼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하루키는 그의 소설에서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과는 모두 마찬가지다’라고 쓴 적이 있다. 누군가가 특정한 지역을 사랑하게 되는 일도 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나는 내가 제주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두루두루 다양하게 댈 수 있다. 동그란 자갈돌 사이를 스미면서 차가라락 거리는 알작지의 몽돌바당, 캔디바를 물에 녹여놓은 것 같은 김녕해변의 선명한 초록 물빛, 해가 떨어지는 비양도의 그림자를 받아안는 협재 바다의 보드라운 품, 여름에도 맨 몸으로 맞서기 힘든 중문의 어기찬 물살과 눈부신 흰 빛으로 바다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우도의 서빈백사 해변…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내가 그저 나중에 갖다 댄 근거에 불과하다. 사랑에 빠지는 데는 이유 같은 건 필요없는 법이니까. 시작에는 여러가지 핑계가 있지만 결과는 모두 마찬가지니까.
그리하여 나는 모든 계절에 제주의 곳곳에 서 있게 됐다. 정기적으로 동일한 장소를 찾게 되면 그 곳이 가진 매력과 시간의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꾸준히 공부를 해온 데다 장소에 대한 내력과 세월의 변화를 덧붙여 알아가게 되면서 나는 돌이킬 수 없이 점점 더 섬에 빠져들었다. 모든 바다를 찾아다녔을 뿐 아니라 한라산과 오름과 중산간 마을을 거닐고, 숲과 길과 동물들과 수목들을 찍고 쓰고 공부하고 정리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사투리를 익히고 그 섬의 일간신문을 구독했다. 회사에서도, 블로그에서도 ‘제주 매니아’로 불리기 시작했다. 제주가 고향인 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도, 예를 들어 보목포구에 자리잡은 자리물회 전문식당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면 내 머리 속에는 자동적으로 그 집 구조와 메뉴판이 그려지고 그 주변 명소들과 가는 길이 더불어 눈 앞에 펼쳐지는 지경이 되었다. 그 지인에게 그간 바뀐 풍경과 새로 연 또다른 식당을 가르쳐주게 될 때도 있었다.
햇살이 타오르듯 뜨겁게 내리쬐며 높은 습도와 더불어 불쾌지수를 한움큼 끌어올리는 여름, 도시의 한복판을 거니는 일은 힘들다. 셔츠 안쪽으로 땀이 배이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버스와 지하철은 풀가동한 냉방장치에도 비롯하고 찜통으로 변하기 일쑤다. 별것 아닌 일에도 발칵 신경질이 나고 까닭없이 예민해 진다. 차가운 음료를 입에 물고 있어도 그때 뿐이고, 퇴근 후 맥주 한 잔은 잠깐 시원하지만 잠자리에 들고나면 마실 때 그만큼 더 체온을 덥힌다. 여름은 참 답이 없는 계절이다.
그 좋아하는 제주여행도 여름만 되면 난감해 지곤 했다. 일단 휴가철, 방학철인 탓에 비행기편을 구하는 게 한층 더 까다롭게 되고, 교통편은 물론 숙소, 렌트카는 성수기 요금을 책정해 평소보다 2배 이상의 값을 지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그처럼 어렵게 비용과 수고를 감수하고 제주 바다에 닿았더라도 해수욕장의 담합된 바가지요금에 얼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름난 식당은 미어터지며, 서귀포시와 제주시는 서울처럼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조용하던 해변은 새벽 무렵까지 욱신거린다. 그런저런 이유로 여름은 제주를 찾는데 망설임이 드는 계절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름은 제주의 날것 아름다움을 가장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몸에 닿아오는 감람색 바다의 서늘한 물살, 오름 위에서 땀을 식혀주는 바람, 길에서 만나는 새와 곤충의 농익은 연주, 스펙트럼을 최대한 넓혀 사물의 존재감을 더없이 선명하게 밝혀주는 햇살의 장력… 제주의 여름은 정말 아름답다. 그때서야 나는, 그 직장동료가 여름을 사랑하는 이유를 비로소 공감할 수 있었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내 견해를 가지면서도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는 없어도 반드시 그럴만한 구석이 있는 법이니.
여름철 제주의 각별한 즐거움을 경험한 후에 나는 그 직장동료와 조금씩 가까워지게 됐다. 그와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으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서로 흥미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측면이 많았다. 우영창의 ‘우린 서로 다른 것을’이라는 詩처럼, 각자 달랐기 때문에 종종 다퉜지만 달랐던 덕택에 서로에게 매료되고 인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와 나는 차츰 절친한 사이로 변했다. 퇴근 후 술잔을 부딪히는 게 어색하지 않은 사이에서, 직장을 옮긴 뒤에도 정기적으로 연락해 만나는 친구로 발전했다. 이제는 내가 제주를 여행할 때 함께 떠나기도 하고, 반대로 그의 여행에 내가 낄 때도 있는 절친한 관계다. 그는 내 약간 과한 농담을 받아들여 주고, 나는 그의 약간 과한 술탐을 이해한다. 어떤 일이건 오래 하게 되면 노하우가 쌓인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각자 우울에 빠졌을 때 상대가 취해야 하는 행동이 뭔지 알고 있으며, 기분좋을 때 추임새를 넣어주는 적절한 시점도 잴 수 있다. 이를테면 여름은 뜨거워야 제맛, 이라고 그가 외치면, 뜨거울 땐 제주 바다 속에 있어야 제맛, 이라고 내가 받아치면 되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나도 변했다. 아니, 내가 변하고 있는 와중에 세상 역시 변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래 다녀야지 하고 생각했던 뉴스 업무를 벗어나 다른 분야로 이직을 했고, 그러던 와중에 승진도 해서 말단 관리직으로 올라섰다. 그 덕분에 시간 여유와 약간의 풍요를 얻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바다가, 섬이, 제주가 목말랐다. 회사 책상에 놓인 모니터 바탕화면에는 늘 바다가 잔잔하게 밀려왔고, 매주 월요일 간부 회의 시간에는 앉은 의자가 섬의 바람으로 들썩거렸다. 섬에 내려가 스텐레스 대접 한가득 담아주는 자리물회가 먹고 싶었다. 소나기 쏟아진 뒤에 한라산에서부터 밀고 내려와 터지는 엉또폭포가 보고 싶었다. 용암이 흘러내려 만든 계곡을 따라 바다에 이르는 안덕계곡과 쇠소깎, 그러니까 불이 낸 물의 길을 거닐고 싶었다. 어느새 과장이 된 여름을 좋아하는 친구와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방파제에서 맥주캔을 부딪히고 싶었다. 창 너머로 바다의 파랑과 숲의 녹색이 출렁이게 두고서는 머리칼을 간질이는 장난기 가득한 바람과 한참을 놀고 싶었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세상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에 자신의 닻을 내릴 것인가에 따라 인생이 흘러간다. 나는 후자, 변하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두고 나머지 삶을 그에 맞춰 재편했다. 친구가 된 직장동료는 전자, 변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나머지 삶을 거기 맞추며 살고 있다. 선택은 달랐지만 우리는 휴가 때마다 다시 만나고 서로의 가지 않은 길을 확인한다. 거기에 우열은 없고, 각자가 힘든 부분마다 서로의 따뜻한 위로가, 새로이 좋아진 부분에는 기꺼운 북돋움이 더해질 뿐이다. 지금 같은 사이가 오래 지속되길 바라면서. 언젠가 서로의 가족과 아이들까지 함께 데리고 제주바다를 다시금 여행할 수 있었으면 하면서. 싸우거나 토라졌대도 곧 풀어버리고 양보하거나 웃어버릴 수 있기를.
올해는 그와 더불어 미리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곧 분주해질 그의 사정에 맞춰 좀 이르게 섬을 돌아본 것이다. 흐렸다가 비가 내리고, 다시 개이는 변화무쌍한 사흘 동안의 여행 일정을 추천 코스로 뒤에 남긴다. 바다를 원없이 누리면서, 제철을 맞은 음식과 섬의 별미들을 아우르면서, 산자락과 계곡, 숲을 빠뜨리지 않으면서 거닌 길들이다. 특별히 입장료를 받지 않으면서도 제주만의 특색이 온전히 살아있는 곳들, 여름에 찾으면 가장 좋은 곳들을 망라했다. 가장 가까운 친구와 다닌 곳이니, 지금의 가장 좋은 곳을 보여주고픈 마음을 담은 코스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곳이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비용을 더 들여야만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진짜 자연이나 진정한 맛집은 아니다.
서울에 돌아온 지금, 다시 머리 속에는 제주 바다가 출렁인다. 누구에게나 그런 게 있다. 우리가 엉겁결에 잊어버린, 그러나 우리 삶을 한없이 매혹하는 것들이. 한번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인생을 속속들이 태워버릴 수 있는 심지가. 내 경우엔 그것이 바다였고, 제주가 시작이었다. 소중한 휴가, 더위를 피해 당신이 찾는 어느 장소가 예기치 않았으되 피할 수 없는 당신만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 기대가 없는 인생은 시시하다. 그리고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준비할 수 있는 인생은 황홀하다. 말하자면 이 글은 제주로의 초대장이다. 섬은 당신이 발견하기를 원한다. 인공의 색소 한 점 없이 에머랄드와 샴페인 블루 사이를 일렁이는 푸른 바다를, 매일 밤 하늘 가득히 광활하게 흩뿌려지는 눈부신 별빛을, 오름과 한라산 사이를 굽이치며 가끔 소곤대는 수많은 길들을. 그리고 그 안에서 당신도 몰랐던 당신 자신을 말이다. 권한다, 섬의 생생한 날 것 아름다움을. 지금, 당신에게.
섬에도 눈이 왔군요. 서울도 아침에 제법 굵은 눈이 내렸는데... 이제 정말 겨울인가 봅니다. 제주 앓이를하고 계시네요. 시간이 닿아 다녀오시면 한숨 돌릴텐데.. 꼭 다녀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몇 개월 제주를 못 갔더니 결국 향수병에 걸린 거죠...날짜를 알아보고는 있는데 주말이나 휴일편으로 제주가는 편은 이미 꽉 찼더라구요. 어렵지만 평일을 좀 빼서라도 움직이려고 해요.
고맙습니다. 제가 본의아니게...걱정을 끼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