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눈

from 어떤 홀림, 제주 2010/12/16 12:58

섬에 첫 눈이 내리고 있다고, 전화로 지인이 말했다. 그래? 얼마나? 수화기 속에서는 바람이 나부끼고
통화에 끼어드는 잡음은 마치 처벅처벅 눈 밟는 소리처럼 들렸다. 온 길이 눈으로 덮였어. 차들이 엉금엉금
기고 있고... 꽤 쌓일 것 같네. 마음이 울렁거렸다. 항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티켓을 끊어 퇴근길에
공항으로 직행해 버릴까. 지난 주부터 몸이 계속 섬을 부르고 있다. 아니 섬이 계속 몸을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주지를 바꾸었으며, 낯 설고 물 설은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인데도 섬에의 갈증은
가라앉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다. 사무실 책상 뒤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보면서, 내가 보고 있는 풍경이
제주의 것이었으면 했다. 파도가 방파제를 핥으며 도시를 넘보는 탑동의 광장이거나 한껏 높은 하늘 밑으로
구름이 수직으로 쌓이는 어승생의 마당이거나 눈꽃 알알이 부서지며 떨어지는 절물의 한복판이었으면,
모래가 유실될까 해변 가득 검은 그물로 덮은 너머로 물거품 스며드는 협재나 김녕이기를.

제주시 재난대책본부 홈페이지(http://bangjae.jejusi.go.kr//cctv_snow.html)를 클릭해 본다.
"실시간 영상"이라는 메뉴를 열어보면 '하천감시', '월파감시', '적설감시'라는 소 메뉴가 나오고
이는 각각 '냇물'과 '바다'와 '산자락'을 실시간 CCTV 영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적설감시>어승생  을 열어 눈이불 소복히 깔린 한라산 길목을 들여다 보았다. 외로이 선 표지판을
기점으로 양 옆으로 갈리는 도로, 길을 에워싼 숲은 적막하게 겨울을 증명하고 있었다.
월파감시>월정  을 열어 도로가 해안선을 따라 굽이치는 가운데 가만히 모래밭을 쓸어주는 월정리 바다를
본다. 영상에 나타나지 않는 화면 오른쪽에는 카페 '아일랜드 조르바'가 있을 것이었다. 거기서 내주는
뜨끈한 차 한 잔을 감싸쥐고 월정리 바다를 걸었으면 좋겠구나. 마음이 이슥하도록.

올해가 가기 전에 제주엘 다녀와야 겠다. 눈을 감으면 눈물선이 검정을 바탕으로 차올라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리고 천천히 물살을 가를것만 같다.




2010/12/16 12:58 2010/12/16 12:58


2010년 7월호, 패션지 '하퍼스 바자' 특별판 'BAZZAR PURE'에 실린 글입니다.
잡지 그대로를 보시는 게 가장 좋지만, 원고 내용을 눈여겨 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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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당신에게, 일렁이는 감람색 바다를
- 정원선(‘제주 풍경화’ 저자)


  기자와 뉴스에디터로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이 우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에서 치뤘던 월드컵이 있었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노란색 젊은 대통령 후보가 있었으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던 때였으니 지금으로부터 7~8년 전이다. 나는 그때 이름을 대면 알만한 포털 사이트의 헤드라인 뉴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정치와 스포츠, 전쟁 같은 여러가지 굵직굵직한 일들을 거치면서 인터넷이 우리 일상과 긴밀하게 달라붙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신문 같은 올드 미디어가 포털 뉴스의 속보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소통을 따라잡기는커녕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주면서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아직 20대였던 나는 새파랬지만 그만큼 자신만만했다. 뉴스 하나를 포털 메인 페이지에 올릴 때마다 백만에 가까운 숫자가 실시간으로 그에 반응했다. 그 시절, 내가 취해있던 것은 네티즌들과 함께 꿈꾸던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그저 아주 간편한 소통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였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 때, 매일매일 밤늦게까지 때로는 새벽까지 뉴스를 쉼없이 업데이트해야 했지만 그 일은 이라크 전쟁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즐거웠다. 세상의 변화가 내 손 끝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방송과 잡지 등 여러 곳에서 취재가 들어왔고, 스카우트 제의도 빗발쳤다. 일은 힘들었지만 어깨가 으쓱한 시절이었다. 주말을 내쳐 일하면서도 그게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연봉 인상이나 승진으로 보상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그렇지만 몇 년 간 그런 일과가 이어지자, 몸과 마음 양쪽에서 무리가 생겼다. 사건이 생기면 무조건 대기해야 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태에 계속 긴장하며 뉴스를 만들어 내는 일에 알게 모르게 지쳐갔던 것이다. ‘남들처럼’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리하여 직장을 옮겨 대기업으로 이직하게 됐다. 옮기고 나니 월급도 크게 오른데다, 그룹사 뱃지가 주는 안정감에 저도 모르게 종종 어깨를 으쓱하곤 했다. 그렇지만 일 자체가 달라진 건 아니었다. 어디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일 없이 연봉만 퍼주는 곳은 없었다. 대기업으로 옮겨와서도 밤낮없이, 주말없이 일하는 패턴은 변함없었다. 결국 나는 주말마다 휴대폰을 끄고 이 땅의 이곳저곳으로 도망다녔다. 고성, 대천, 남해, 속초, 제천, 부산, 목포, 강릉, 변산, 통영… 소심했던 나는 여행지에 도착해 휴대폰을 켜보곤 했었는데, 그 와중에 사건이 터져 여행지에서 PC방을 찾아 뉴스를 원격으로 올려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상사가 휴대폰 음성메시지에 ‘일이 터졌는데 왜 연락이 안되냐’며 욕을 한 뭉텅이 남겨놓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멀리 떠나온 일조차 다 소용없는 것처럼 허망하게 느껴졌고 나는 아무데도 마음놓고 쉴 곳이 없구나, 쓸쓸히 중얼거리곤 했다.

  그러다 제주에도 가게 됐다. 아무것도 모를 때라 항공-호텔-관광이 하나로 묶인 여행사 주말 단체상품을 이용할 때다. 가이드를 따라 45인승 버스에 올라타선 한심하고 재미없는 관광지만 신물나게 돌아다닐 때였는데… 휴대폰이 또 울리는 거였다. 거의 울상을 하고선 전화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상사였다. 일이 또 생겼다면서 나보고 어디냐고 물었다. 제준대요 하고 답했더니 상사는 전과 달리 잠시 말이 없었다. 그뒤로 한참을 머뭇머뭇하더니, 거기까지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좀 쉬어라, 내가 알아서 해보마고 했다. 전화를 끊고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그것도 공식적으로 주말에 업무로부터 자유로워진 셈이었다. 그후로 버스가 닿는 여행지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제주를 흡입하듯 관찰했다. 이렇게 달콤한 시간은 다시 없을지도 모르니까. 돌 하나, 흙 한 점, 꽃 한 잎, 파도 한 결 놓치려고 하지 않았다. 전화 때문에 흥분했는지, 그때쯤 들른 제주의 명승지가 특별히 더 근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무튼 그날, 밤에도 눈을 붙이지 않고 숙소의 창 너머 하염없이 제주 바다를 바라보았다. 낮의 떠들썩한 여행지들과는 달리 차분하고 고요한 밤하늘 하래 꼭 쓰다듬어주는 것 마냥 부드러운 음색의 물결 소리가 더없이 황홀해 잠드는 시간 자체가 아까웠기 때문이다.

  신기하게 그 뒤로도, 상사는 내가 제주에 있다고 하면 더 이상 일에 관련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당연히, 나는 그 후로는 거의 제주만 다녔다. 몇 번을 내려오게 되자, 내용이 그게 그거인 버스 단체 여행 같은 것은 자연스레 피하게 됐다. 렌터카를 빌려 유명한 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것도 서너 번이 넘자 렌터카회사에서 제공하는 지도 책자로는 갈만한 곳들이 드물어 졌다. 서울에서 제주도에 관한 가이드북을 사고, 인터넷을 뒤져 안 가본 곳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정보들은 당시만 해도 그렇게 많지 않아 호기심을 채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윽고 나는 제주도에 관한 모든 정보를 찾아읽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제주도 일간지를 구독하고, 제주섬에 관한 것이라면 도서관을 뒤져 현재의 책은 물론 일제시대 기록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은 4.3 같은 쓰라린 현대사, 그보다 더 오래 전 제주가 하나의 국가였을 때부터 이어진 뿌리깊은 슬픔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렇게 제주도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상처 입은 제주사람들을 이해하게 되자 섬을 여행하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지게 됐다. 육지사람으로서 바다에 대한 무조건적인 ‘로망’에서 벗어나 제주의 특색이 오롯이 담긴, 특별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장소들을 찾아갔다. 사진가 김영갑 선생이 사진을 찍었던 중산간 마을과 제주신화가 여전히 숨쉬고 있는 혼인지, 화산폭발로 용암이 흘러넘쳐 기이한 지형을 이룬 안덕계곡과 방선문, 정치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의 삶과 자연을 파괴하는 안타까운 반복의 현장 강정마을과 4.3 평화공원 등을 돌아보면서 관광지나 여행지가 아닌 제주를, 조금씩 더 깊이 사랑하게 됐다. 정신없이 바쁜 뉴스 에디터 일을 그만두고 좀 더 한직으로 돌면서도 제주를 삶에서 떼어놓을 수는 없었다. 계절마다 한 번 씩 비행기표를 끊다가, 그 간격은 두 달, 한 달, 2주로 줄어들어갔다. 그러다 마침내 2009년에는 출판사의 제의로 제주사진산문집을 쓰게 되어 마침내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에 내려와 살게 됐다. 제주는 내 일의 휴식지에서 내 삶의 거처로 변모했다.

  책에도 썼지만,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대상은 물론 결국은 제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되는 일이다. 서울 토박이로 태어나 서울의 그럴듯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번듯한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추구했던 것들은 대개 허영이거나 남들을 따라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큰 아파트에 살고, 중형차를 굴리며, 일주일에도 몇 번 씩 백화점과 쇼핑센터를 누벼야만 행복해 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백해졌다. 바람 부는 오름의 능선, 옥빛 물결이 모래를 말갛게 씻는 조그만 바닷가, 반딧불이가 공중에 선을 긋는 저녁의 고샅길, 초록의 변주가 온몸을 휘감는 한라산의 한낮, 플라네타륨(Planetarium)처럼 별판이 모조리 켜지는 우도의 한밤… 그 속에서 나는 온전히 행복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땅의 다른 곳과는 계절감이 확연히 다른 이 섬이 내는 특유의 먹거리들에도 스스럼없이 친숙해졌다. 크고 이름난 맛집이 아니라 섬이 지켜온 역사처럼 오래 붙박여 살아온 사람들이 이웃들을 챙기면서 제 삶까지 가꾼 소박한 식당들과 가까워지게 됐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행코스나 식당들도 바로 그런 곳들이다.

  책에 소개하지 않은 곳 가운데 표선해수욕장이 있다. 제주도에서도 가장 넓은 모래사장을 품고 있는 표선은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걷는데만도 1시간 가까이 걸리는 광활한 바다다. 썰물 때면 사람들은 신발을 손에 쥐고는 물이 빠진 대형 축구장만한 부드러운 모래밭을 발자국을 남기며 수평선까지 걸어볼 수 있다. 새벽녘이면 크넓은 해수욕장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안개에 뒤덮인다. 표선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바다다.

  표선은 작지 않은 읍내를 가까이에 둔 전형적인 바닷가마을이었다. 그러다 몇 년 전, 대기업 리조트가 세워지면서 상업의 비린내가 동네에 빠르게 침투해 들어왔다. 가장 싼 식사메뉴가 만원을 홋가하는 식당도 생기고, 양식 생선과 곁반찬으로 한상 차려내고서는 계산서에 15만원씩 적어놓는 횟집들이 늘어난다. 낮은 지붕의 오래된 민박과 제주 전통 음식들을 고집하는 낡은 밥집도 있지만 표선에서 그들은 이제 뒤로 비껴 서 있다.

  그럼에도 제주가 좋은 곳인 까닭은 자본과 非자본이 아직 공존하고 있다는 데 있다. 휘황한 도시의 너머에는 바다가 여전히 쪽빛 물결을 출렁이고, 쭉 뻗은 도로를 10분만 달리면 산자락과 오름이 살가운 곡선을 드리운다. 바람은 돌틈 사이를 빠져나와 버스의 차창을 두들기고, 사람들은 과속하는 자동차들 건너에서도 둥근 입매를 내보인다. 표선 역시 짙은 화장을 덧바른 대형 점포들 사이에서 오랜 세월 삶과 지역을 지켜온 토박이들의 거칠지만 속깊은 가게들이 점점이 빛을 뿜고 있다.

  표선의 춘자싸롱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조그맣고 연약한 가게다. 표선읍사무소 부근의 방 한 칸을 세내 간판도 없이 장사하던 할머니는 2년 전, 코끼리마트 앞의 번듯한 점포를 얻어 공간을 넓혔다.이름도 춘자국수로 바꿨다. 질좋은 멸치를 오래 끓여내 오늘 삶은 소면에 붓고 송송 썬 파와 고춧가루 한움큼을 뿌려선 양은냄비에 담아내는 국수 한 그릇은 메뉴판을 확인하고서 깜짝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면적을 키웠다고는 하나 농담으로도 크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게는 점심을 전후한 두어시간 동안은 합석이 필수다. 서너 시쯤 점심 손님들이 빠진 후 가게를 들러 국수를 주문하면 의의로 상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할머니가 국수를 새로 삶아 내주는 까닭이다. 점심 장사야 찾는 이들이 많으니 미리 삶은 소면을 준비할 수 밖에 없지만, 그때가 지나면 가능한 적은 양만 삶아 맛이 살아있는 국수를 손님 앞에 내놓고자 하는 것이다. 속도 모르는 이들은 국수 한 그릇이 왜 이렇게 늦게 나오냐고 철없이 할머니를 채근하지만 말이다.

  제주에서도 나는 가끔 내가 사는 세상이 싫어진다. 조용한 해촌에서도 불콰하게 취해 종업원을 괴롭히거나 모래밭에 욕지기를 하는 관광객들, 세미나인지 워크샵을 와서는 상사랍시고 부하 직원들에게 술잔을 돌려대는 직장인들, 중국산 양식활어를 가져다가 근해 자연산 희귀어종이라며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씌우려는 상인들, 렌터카로 바닷가를 한번 휙 가로지르고는 별로 볼 것도 없다며 쓰레기나 버리고 가는 사내들... 돈은 어쩌면 이토록 끈질기게 섬의 구석까지 따라붙는 것일까.

  환멸과 쓸쓸함에 섬에 온 시간마저 움푹 괴어 무거울 때, 치료약은 딱 한 가지다. 춘자싸롱의 국수 한 사발. 표선읍사무소 4거리를 찾아가 작고 헐한 가게, 샷시 미닫이문을 드르륵 열고는 할머니께 "멸치(국수) 하나요"를 외치는 것 뿐이다. 그러면 할머니는 국수가 아닌 정성을 한소끔 삶아, 시지 않은 깍두기 아니 잔정을 곁들여 아득하고 삭막해진 가슴 앞에 가만히 내려놓으실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저 시치미를 떼고, 후루룩 후루룩 국수를 삼키고 국물을 비우면 된다. 가게를 나올 즈음이면 가게의 반투명 창으로 비치던 햇살처럼 말갛게 마음이 개어 있을 테니. 나는 그 진료비와 약값으로 천원짜리 두어 장만 내면 된다. 그 병원은 웬만해선 쉬지도 않는다.

  말이 길었다. 알지 못하는 이유로 제 삶이 출렁거린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아직 스스로의 삶을 부릴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들에게 나는 일렁이는 제주의 감람색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 거문오름의 깊숙한 곶자왈 지대에 데려가고 싶다. 춘자싸롱의 멸치국수 한 그릇이나 항구식당의 자리물회 한 대접, 종달리의 조개국수 한 사발을 내놓고 싶다. 당신은 그 앞에서 다만 아연하거나 질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 아름다움은 우리 삶을 움직인다는 걸. 그로 인해 우리 삶도 더불어 아름다워진다는 걸. 아름다움을 만나는 것은 내 권리일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다시 전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는 걸. 그리하여 아름다움은 우리 세계의 비밀이라는 것을, 경험한 자들만이 소곤소곤 서로 통하는 지상의 종교라는 것을.

  아직 이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지 못한 이들에게 성심으로 제주여행을 권한다. 다른 준비물은 전혀 필요치 않다. 당신 자신의 눈으로, 다만 설렘을 지니고 섬을 가만히 바라보시기를.

  행운을 빈다.





[제주 풍경화]
http://www.yes24.com/24/goods/3746150




2010/06/25 21:39 2010/06/25 21:39

진광불휘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지난 한 주간, 저는 조금 분주했어요. 제 책 "제주 풍경화" 발간 후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할 곳이
많았던 까닭입니다. 휴직했던 회사의 임원분들과 동료들, 그간 은혜입었던 분들, 선후배와 친구들, 지인들...
다들 반가이 맞아주시고 연이어 축하주를 건네주셔서 몸 상태가 완전히 '대략 난감'합니다.

그리고 엊그제인 주말을 이용해서는 제주도를 찾아가 기부처 몇 군데에 출간을 알리고 책을 건네드렸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진 축하 술자리의 강도가 아주 높았던 덕분에...제주에서 여러 분을 만나뵈어야
했지만 거의 탈진 상태가 되어 숙소에 드러누워 예정을 대부분 취소했어요. T-T
많은 분들께 부득이하게 메일이나 전화로 소식을 알려드린 점, 송구하기 그지없습니다.

책이 서점에 깔려 친한 블로거분들의 주문을 받고, 목요일 이후에는 신문에도 게재되면서
판매도 좀 더 불이 붙은 것 같습니다. 목요일에 확인했던 것보다 일요일에 확인한 결과가
판매량/판매지수가 훨씬 높아졌네요. 모두들 사랑해주신 덕분이지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은 전화와 문자(SMS), 댓글을 받았어요. 소식이 끊겼던 오래전 동료들이 연락을
주시기도 했고, 서먹했던 이들과 새로 관계를 맺을 수도 있었고, 가까웠던 분들에게서는 과분한
칭찬과 축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정도만 좀 더 바쁘면...제가 챙겨야 하는 일들은 거의 다 끝날 것 같아요.
바쁘고 빡빡하지만 더없이 행복한 경험이지요. 청해주신 술자리들, 기꺼이 '무리'하겠습니다.

작년 하반기, 원고를 쓰는 일은 가끔 막막했지만 결국은 즐거운 시간이 되어주었지요.
결과가 100%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깜냥으로 할 수 있는 안에서는 최선을 다했던 날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서 부족했던 것, 새로 알게 된 것, 보완할 것들은 다음 작업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준히 더 나아지도록 할께요. 독서를 넓히고, 공부도 더 깊게 파구요.  

출간 일주일만에 두어 군데에서 새 책 제의도 받았고, 잡지 한 군데에서는 칼럼을 게재하자는 제안도
주셨습니다. 이제 1주일이 지났을 뿐이니...성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바와 욕심일 뿐인 것을
아울러 살펴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보려고 해요. 

서점 입고가 늦어져 책을 빨라야 수요일, 대부분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받으셨더라구요.
그럼에도 리뷰와 소감을 올려주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감사드리구요. 여기 모아 링크를 걸어놓습니다.
미진한 점도 지적해 주시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보충하겠습니다.

책을 쓰고, 책이 나온 것만큼, 다른 분들의 소감이나 독후감을 듣고 읽는 게 아주 큰 기쁨이에요.
고맙습니다. 제 모자란 책이, 적어주신 말씀들 덕분에 좀 더 풍요로와 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제주에 다녀와 본 바, 봄바람이 조금씩 북상하는 것을 확인했으니 저희에게도 곧 그 꽃빛들이 와 닿겠지요.
좋은 한 주 되십시오. 리뷰를 찾게 되면 추가로 여기 덧붙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릴 일이 이렇게 많을 줄 몰았어요. 거듭, 거듭 거듭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0. 3. 29. 진광불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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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순서는 올려주신 순입니다. 서운해 하심 아니 되어요. ^^;]


 *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에레혼님의 포스트 : 제주 풍경화

 * 우연의음악님의 Yes24 리뷰 : 삽시간의 황홀, 제주 속으로

 * 깔깔마녀님의 Daum 책 리뷰 : 기특하고 독특한, 그래서 유일한 제주 여행책 

 * 자인님의 포스트 : 작가가 된 내 친구의 첫번째 책 <제주 풍경화>

 * 정현아범님의 포스트 : 제주 풍경화

 * Crazy In My Life님의 포스트 : 제주 풍경화- 정원선

 * eyedaho님의 Yes24 리뷰 : 제주 사람도 잘 몰랐던 제주의 속살

 * 큰곰대장 졸리님의 포스트: 제주 관련 책 추천합니다. 제주 풍경화

                                                                # 혹시 빠진 포스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Daum 책 "제주 풍경화"
http://book.daum.net/detail/price/list.do?bookid=BOK00009923310AL


2010/03/29 08:02 2010/03/29 08:02


진광불휘입니다. (--)(__)(--)

많은 분들이 어여삐 봐주셔서...여러 군데 제 "제주 풍경화"가 걸려 있고, 또 걸릴 예정입니다.
기쁜 마음에 이렇게 정리해 봅니다. 오늘자(3월 24일 23시 현재) 게재가 확정되었거나 이미 게재된 곳들이에요.

* 한겨레신문 3월 27일 11면 북섹션  게재
24일 아침에 한겨레쪽에서 전화를 주셨어요. 책 속의 사진과 문장을 따서 신문에 실을 거라고.
여행책인데 사진이 들어간 것도 좋구요. 고마운 일이지요. 제 책을 잘 봐주셔서 고맙고 기뻐요.
특히 다른 신문도 아닌 한겨레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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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 해당기사 링크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2554.html


* 노컷뉴스(무가지) 3월 26일 신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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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 책 섹션 메인에, 가장 크게 실어주셨네요. ^^

데일리 노컷뉴스 기사 링크 :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428645

* 한라일보(제주지역신문) 3월 27일 신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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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들고 지칠땐 '착한 제주여행'
$2

떠들썩하고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친 이들이 훌쩍 떠나 쉬고 올 수 있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제주도를 소개하는 '제주 풍경화'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가족을 위한 색다른 관광지로, 연인을 위한 아름다운 여행지로,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즐거운 장소로, 그리고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멋진 섬으로 제주를 소개한다. 그래서 제주의 찬란한 바다와 오름, 산과 길뿐 아니라 제주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어찌보면 섬의 내면과 거기 붙박여 살아온 이들의 삶이 궁금한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독특한 점은 저자가 모든 장소를 버스만 이용하고 직접 걸어서 가보는 확인 절차를 거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숙소와 식당도 섬에 붙박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 위주로 소개했다. 그 와중에 저자가 발견한 것은 제주를 보고 느끼는 실감이 높아질수록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제주에서 많은 비용을 들인다고 해서 제주를 더 많이 누릴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만의 비결이 책 전반에 녹아 있다. 또 제주도 하면 꼭 가보아야 한다는 장소나 어느 순간부터 유행이 되어 사람이 몰리는 올렛길 순례만으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숨어 있는 절경을 따뜻하고 감성적인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착한 여행'을 열망한다. 그저 소비하고 써버리는 여행, 쓰레기만 잔뜩 남기고 돌아오는 여행, 대형 자본에 돈을 몰아주고 주는 현지인들을 외면하는 여행을 넘어서 본질적으로 새로운 여행을 꿈꿈다. 섬을 돌아보면서 자기 삶을 아울러 돌아보고, 섬사람들와 유대를 맺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를 숙고하게 이끄는 여행 말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가능한 1회용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 큰 도움이 된다' '숙소에서 물이나 전기를 펑펑 쓰지 않을 것. 제주뿐만 아니라 지구를 위하여' '가급적 정해진 길로 다닐 것. 식물도 생물이니까'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숙소-음식점을 이용할 것. 이윤이 아니라 관계 맺는 일이 인생의 본질이므로' '인사하고 예의를 지킬 것. 존중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 씩 더 가까워지니까' 등이다.

저자 정원선은 이렇게 말한다. "숨을 돌리러 이 땅의 이곳저곳을 다니게 됐다. 그것은 처음에는 관광이었으나 이후로는 여행이 되었고, 차츰 삶의 형식으로 뿌리내렸다. 제주도에 처음 내려간 이래, 삶의 거처를 그곳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일었고 이는 곧 신념으로 변하였으며, 도시의 더깨를 덜어내고 간결하게 섬 주민으로 살고자 변모하는 중이다"라고. 더난출판. 1만 4000원.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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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을 때 알았다면 사 봤을 텐데...서울에 돌아와서 본 게 아쉽고 아쉽네요.
꼼꼼하고, 길게 게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주지역 신문에서 알아봐 주신 게 무척 기뻐요.

한라일보 기사 링크 : http://www.hallailbo.co.kr/read.php3?no=326223&read_temp=20100327&section=84 

 


* 월간 사진 5월호 게재 예정
소니/미놀타 DSLR 동호회에서 애써주셔서... 오래된 사진 잡지 "월간 사진"
5월호에 제 책이 소개된다고 합니다. 4월호는 이미 인쇄가 끝나서 부득이 5월호에 실린다구요.
고맙습니다.

* 월간 포토넷 5월호 게재 예정
경북에 계신 사진가 한 분깨서 제 일처럼 뛰어주셔서 제가 좋아하는 사진잡지인 '포토넷'에도
기사가 실리게 되었습니다. 4월호가 아닌 5월호에 실리는 이유는 '월간 사진'의 경우와 같구요.
거듭 고맙습니다.

* Yes24
여행분야 주간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나온지 닷새밖에 안되었는데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지요.

* 영풍문고 강남점
실용분야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습니다. 사진을 찍어왔는데...감사할 뿐이죠.

* 영풍문고 종로점
화제의 신간 20위에 올랐습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보고...폰카 몇 장을 찍었어요.
사진을 찍지 말라고 만류하러 오신 직원분께 저자라고 말씀드렸더니 편하게
찍으라 하시더군요. 고마워요.

*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
추천도서로 올려주셨어요. 무엇보다 주문을 엄청 해주셔서...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말 지나면 일간지 추천도서(한겨레 게재)로도 올려주신다고...고맙습니다.

* 반디앤루니스 종각역점
화제의 신간 코너에도 전시되었고, 여행 도서 베스트 순위에도 올라왔더라지요.
고마운 분들이 책을 많이 사주신 모양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밖에, 인터넷서점들에도 '오늘의 책'으로 걸리기도 했고
교보쪽에도 어디 노출을 집중적으로 해줬다는데...제가 직접 보질 못했어요.
고맙습니다. 확인되면 업데이트 할께요.


그밖에도 일간지 한두 곳, 잡지 서너 곳에서 책 게재를 검토중에 있다고
추가로 보도자료를 요청해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 Daum 책 "제주 풍경화"
http://book.daum.net/detail/price/list.do?bookid=BOK00009923310AL





2010/03/25 11:26 2010/03/25 11:26

제 책 "제주 풍경화"의 서문입니다.
여기 블로그 이름도 제 서문에서 따온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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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경화(風景話) 서문]  

이타카와 에티카 사이의 여행자들에게

 


서울의 변두리 시장통에서 크지 않은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온 아버지와 어머니는 썩 다정한 편은 아니었지만 자식들에게는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더 해주려고 애쓴 분들이셨다. 우리 집은 꽤 자주 가족여행을 다니곤 했는데, 이름난 관광지나 아주 특이한 곳에 가지는 못했어도 부모님들은 달마다 철마다 자식들을 이끌고 이 땅의 여러 곳을 구경시키셨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삶 자체가 워낙 신기하고 독특한 체험인 까닭에 산이나 강, 바다 같은 자연스러운 생태의 본질적 아름다움에는 쉽게 매혹되지 못한다. 그 시절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TV 만화, 요란하게 빛을 내는 장난감, 주산학원에서 자꾸 눈길이 가는 옆자리 여자아이 뭐 그런 것 뿐이었다. 성대가 튀어나오고 코밑이 거뭇거뭇해지자, 나는 가족 여행 따위는 애들이나 가는 거라며(본인도 어린이면서!) 부모님 품을 벗어나 제 방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진학을 거듭하고, 대학을 졸업해 회사원 생활을 시작한 20대까지, 도시는 한 번도 질려본 적 없는, 눈부신 장난감이었다. 제 힘으로 돈도 벌고 삶을 계획하게 되자, 내가 가장 열망했던 것은 넉넉한 소비였고 즐거운 시티 라이프였다. 늘 무언가를 끄적이면서도 가능한 말쑥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려고 애썼다. 정보에 예민했고 문화적 취향으로 사람을 구분했다. 하루종일 형광등 불빛이 켜져 있는 창백한 사무실에서 하루의 절반 이상을 소모하면서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여행은 그저 휴가를 가장 폼나게 즐기는 방법에 지나지 않았다.

 

30대 중반까지 여러 일을 했다. 연봉이 오르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삶은 이상하게 점점 더 빠듯해져 갔다. 통장의 잔고는 불어났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시나브로 명백해지는 것이었다. 늘 붐비는 서울, 대형 통창으로조차 한 풍경도 건질 것 없는 도시의 더러움과 삭막함은 마음을 점점 더 그늘지게 했다. 관리직으로 승진하면서 시간적 여유와 약간의 풍요를 얻었는데도 서울에서 사는 인생은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15년 전, 항공-호텔-버스여행 패키지로 처음 찾은 제주는 그저 답답한 서울 삶에서의 도피였다. 여행사 팻말 아래 뭉쳐 아침부터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관광지로 몰려다니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밤에 탑동의 호텔로 돌아와 바깥으로 내다보이는 바다가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아까워서 눈을 붙이지 못하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일만으로 삶이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에 올라와서 한심한 일에 시간을 쏟고 있을 즈음이면 어김없이 눈 앞에는 감람색 제주 바다가 홀연히 떠오르곤 했다. 중독은 그렇게 항상 우연한 계기로 시작되는 법이다. 달마다 철마다 제주행 비행기표를 끊던 나는 차츰 제주에 내려와 있는 일정을 더 이상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대상은 물론 결국은 제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되는 일이다. 서울에 있는 동안 항상 제주에 목말라 하면서 그 갈증을 제주에 대한 지식으로 채울 방법 밖에는 없었다. 책을 찾아 읽고, 공부를 하고, 내가 알고자 하는 것들과 느낀 것들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었다가 다시 제주를 찾으면서 그것이 맞는지 어떤지 확인하는 작업을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제주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자는 제의를 받고서는, 내가 여행자의 관점에 치중해 무언가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싶어 회사를 휴직하고 제주에 내려가 한참을 살았다. 섬의 사회 문화 역사를 배우는 데 더해 책임여행과 윤리적 소비에 대해서도 관심분야를 나눴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당신의 여행을 보다 살갑게 하는 데 쓰여지겠으나 그것과 더불어 섬의 아름다운 생태를 지키고, 섬 사람들과 지속가능한 유대를 이루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램을 품고 있다. 인세의 20%는 제주 참여환경연대, 4.3연구소 등 제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따뜻하게 아우르는 시민단체들에 기부된다. 앞으로 그 비율은 꾸준히 더 높아질 것이다.

 

책에 소개된 장소들은 유명한 곳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들도 있다. 오름과 산과 바다와 길들을 느낀 바를 바탕으로 앎을 더해 가능한 정직하게 쓰려고 애썼다. 제주에 사는 동안, 버스만 이용하면서 여기 쓴 모든 꼭지들을 걸어서 가 보는 확인 작업을 거쳤다. 숙소와 식당도 섬에 붙박혀 살아가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 위주로 소개했다. 그 와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그러면 그럴수록 제주를 보고 느끼는 실감이 높아지고 비용은 줄어든다는 점이었는데 최소한 이 섬에서는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제주를 더 많이 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그리고 사실 나는, 그것이 다른 일에도 똑같이 통용된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이 책은 착한 여행을 열망하고 있기도 하다. 그저 소비하고 써버리는 여행, 쓰레기만 잔뜩 남기고 돌아오는 여행. 대형자본에 돈을 몰아주고 현지인들을 외면하는 여행을 넘어서, 본질적으로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섬을 돌아보면서, 자기 삶을 아울러 톺아보고, 섬 사람들과 유대를 맺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를 숙고하게 이끄는 여행 말이다. 우리가 건너오고 싶어 안달하는 곳(Ithaca)과 인생이 가져야 할 윤리(Ethica) 사이의 여행이 어떤 의미에서는 바로 삶이니까.

 

그리하여 몇 가지 당부를 덧붙이자.
가능한 1회 용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 큰 도움이 된다.
숙소에서 물이나 전기를 펑펑 쓰지 않을 것. 제주 뿐만 아니라 지구를 위하여.
가급적 정해진 길로 다닐것. 식물도 생물이니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숙소-음식점을 이용할 것. 이윤이 아니라 관계맺는 일이 인생의 본질이므로.
인사하고 예의를 지킬 것. 존중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더 가까워지니까.

 

마지막으로 고마운 분들께 인사를 올립니다.

 

맨 처음, 사소한 기록을 책으로 만들자고 제의를 주시고 끝까지 이런저런 도움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선 님. 글이 책의 형태를 갖추게 되기까지 세세한 부분을 꼼꼼하게 챙겨주신 김명효 편집자님. 여행책의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권희진 디자이너님. 제주와 서울에서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주신 홍영주 형님. 제주에 있는 동안 생활을 챙겨준 Daum 서비스의 정기영 센터장님. 강정 바다와 제주 환경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르쳐주신 참여환경연대의 고유기 처장님과 김아현 정책국장님. 원고 교정에 큰 도움이 된 배영란님과 블로거 이담님. 그리고 하나뿐인 내 가족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를 넘어, 살아있는 모든 생명과 가이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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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um 책 가격비교
http://book.daum.net/detail/price/list.do?bookid=BOK00009923310AL

2010/03/24 10:41 2010/03/24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