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토요일, 제주 강정마을 일대에서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제 6차 시민행동,
평화비행기 행사로는 3차에 해당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서울에서는 한미 FTA 반대 행사가 있어
평화비행기 참여자가 분산, 오후 2시로 예정되었던 제주공항에서의 기자회견은 취소되었지만
세찬 비바람과 기온 강하에도 불구하고, 도내에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강정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모이셨지요. 작으나마 의지와 힘을 보태고자
저도 두 번 째로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현재 구럼비바위는 철제펜스로 크게 둘러진 채, 기지설치공사가 계획의 2% 정도 진행중인 상태이구요.
지난주엔 해군이 애초에 제시한 항만설계에 오류가 있음이 발견되었고 군 역시 문제점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발파를 하겠다고 허가를 신청해 다시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잘못 된 건 맞지만
그냥 계속 공사하겠다, 배째라 뭐 이런 식인 셈이지요. 이번 집회에 참석한 시민의 수는 6~7백명 정도로
추산됩니다만(제 어림짐작입니다), 경찰은 강정천 일대에 전경 버스 10여대와 사복 경찰 및 여경을
태운 봉고차 10여대를 배치해 행사를 수적, 물리적으로 저지할 준비를 마쳐두었더군요.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강정 코사마트 4거리에는 이미 경찰들이 배치되어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3일 오전 11시에는 문정현 신부가 주재하는 천주교 생명평화미사가 있었고,
오후 4시부터는 신짜꽃밴(신나고 짜릿한 꽃미녀 밴드)의 사전 콘서트가 펼쳐졌습니다.
신짜꽃밴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저녁마다 강정주민들을 위로하는 평화콘서트를
벌이고 있다고 하지요. 그날 아주 추운 날씨였는데, 발랄하고 활기찬 목소리를 변함없이 들려주었습니다.
오후 7시부터 9시까지가 본 행사, 구럼비 살리기 시민행동 집회였죠.
5시 반 무렵부터 강정마을회관에서는 주민들이 준비한 떡국이 제공되면서
한기와 피로를 포근하게 씼어주었습니다. 전국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평화비행기로 참석해 주셨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제주 내에서 모이신 분들이어서 감회가 더욱 깊었습니다.
얼마 전에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을 비롯한 구속자들이 90여일만에 풀려난 바 있어
집회 분위기도 더욱 좋아졌구요.
오후 들어 비는 그쳤습니다만,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가 간신히 영상을 웃도는 날씨였습니다.
얇은 알미늄 돗자리 하나와 촛불에 의지해 추위와 싸워가며 해군기지 반대와 강정 사랑에 마음을 모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그날 찍은 행사 사진들입니다.
- 오후부터 이미 강정 코사마트 4거리에는 경찰들이 배치되어 분위기가 삼엄했습니다.
- 4거리에 게재된 유인물 중에는 이렇게 경찰들의 불법, 탈법 행동을 코믹하게 지적하는 것들도 있더랬지요.
- 주민분들이 닭고기 떡국을 준비해 주셔서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집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90여일만에 풀려난 강동균 마을회장, 주민 김종환씨(중덕이 아방), 평화운동가 김종원씨.
- 집회에 힘을 보태러 오신 한진중공업 해고자 대책위 분들. 아주 열띤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 매일 한결같이 노래로 강정을 위로해주는 신짜꽃밴의 공연 모습.
- 도내에는 이제 마을 단위로 대책위가 생겨나고 있지요. 사진은 일도2동 대책위분들.
- 두 번 째로 참여하신다는 '인디언 순이'의 공연. 목소리에 울림이 담겨 함께 뜨거워졌더랬습니다.
- 행사 중간에 카메라를 돌려 뒷편을 찍은 것이에요. 우리들의 상기된 얼굴은 추위 때문만은 아니었죠.
- 행사장 옆에서는 이렇게 간식을 먹을 수도 있었답니다. 오메기떡, 오뎅, 딸기, 막걸리도 판매중.
- 강정밴드의 공연. 제가 강정에 올 때마다 늘 이분들의 노래를 듣게 됩니다. 투쟁과 예술이 하나로.
- 집회장이 넓지 않아 멀찍이 물러앉아 함께 하시는 분들도 계셨지요.
- 옆 건물 옥상에서 찍은 '항공 사진'... 대략 참가자 수가 짐작되실 거에요.
- 바다 건너 일본에서 오신 분들도 지지연설을 해주고, 금일봉도 전해주셨습니다. 프랑스에서 오신 분도 계셨어요.
그날 다같이 외쳤던 구호 가운데 하나는 "질긴 놈이 이긴다"라는 게 있었지요.
합리가 통하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는 이 싸움을 희생을 감수해 가며 질기게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
해군기지 건설의 근거로 제시하는 '국가 안보'가 4.3이나 5.18의 반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사 확인과 민주적 설득 과정, 평화를 위한 국가적 연대가 선결되어야 하겠지요.
국가의 3대 요소는 주권, 영토, 국민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국민.
국가는 국민의 대리자일 뿐입니다. 위임한 권력일 뿐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망각하고
공권력의 이름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일삼는 이 정부는 자본의 앞잡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앞잡이일 따름이죠. 촛불시위 탄압, 미네르바 구속, 일제교사 반대 교사 해임, 천안함 사건, 형님 예산,
4대강 삽질, 부자 감세, 전세값 폭등, 방송 장악, 용산 참사, 교과서 개악, 한미 FTA까지...
결국 우리와 다음 세대가 책임져야 할 이 일련의 폭거들은 그저 임기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감수할 수 있는 일일까요? 국민을 거리로 나오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이 머리없는 정부인 것이지요.
더불어 질기게 싸워 갑시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아울러 지키기 위해, 아름다운 섬 제주와 안전한 국가 대한민국을 위해,
눈 앞에 있는 당신과 나 그리고 뒤 편에 선 부모님과 자식들을 위해,
붉은발 말똥개와 연산홍이 자리한 바다를 위해, 맑은 물 흐르는 강과 사철 붉고 푸른 산을 위해,
이 세상과 생명 모두를 위해, 평화로.
헉... 이렇게나 잘 정리해 주실줄은... -_-;;
그냥 숙소나 홈페이지 정도를 원했었는데... 그저 감읍할 따름입니다.
한창 바쁘실 터인데 괜히 시간 빼앗은거 같아서 죄송합니다요...
그간 서너차례 다녀왔으니 유명 관광지는 거의 다녀온 것 같아서
마침 선배의 책을 지도 삼아 다녀오려고 합니다.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제가 앞서 불평을 늘어놓았으니 엎드려 절받은 셈이죠. 그래도 이번 여행을 아무래도 특별할 것이니 조용하고 편안한 데서 느긋하게 즐기시다 오면 좋겠어요. 저는 호텔보다는 펜션쪽이 그런 면에서 더 끌리더라구요.
시간이 되시면 서귀포의 '기당미술관'도 한번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변시지 화백의 그림을 눈에 담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