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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미숙 2010/08/03

고미숙

from 책읽기, 간서치의 삶 2010/08/03 20:29

사람들은 사랑을 언제나 대상의 문제로 환원한다. 한마디로 대상만 잘 고르면 만사형통이라 여기는 것이다. 사랑에 실패한 건 대상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고, 아직까지 사랑을 못해 본 건 '이상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참으로 신기한 인과론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는 판에 나는 몸만 쏙! 들어가면 되는가? 실패한 다음엔 다시 몸만 쏙! 빠져나와 복수극을 펼치면 되고?  이렇게 지독한 이기주의가 또 있을까?  상대를 잘못 만나 인생을 망쳤다면 그런 상대를 선택한 '나'라는 존재는 대체 뭔가?(15쪽)

사랑이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즉, 내가 어떻게 관계를 구성하느냐가 사랑의 내용과 형식 모두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것이 내 존재의 궤적을 만든다. 존재의 흐름과 궤적, 그것을 일러 운명이라고 말한다. 내 운명의 주인은? 바로 '나'다. 그러므로 시작에서 종결까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145쪽)
  - 고미숙,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중에서, 그린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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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을 계속 읽고 있다. 임꺽정, 호모 에로스, 열하일기... 그녀의 글은 가볍고 신랄한 문체 덕분에 쉽게 읽어낼 수 있겠다는 오해를 품게 만든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문장은 빛을 발하고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그녀는 어쩌면 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인문학을 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꾸준히 그녀를 읽게 될 것 같구나.  

2010/08/03 20:29 2010/08/03 20:29